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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을 낸 후 3개월간 독자 여러분들을 만나는 북 콘서트를 해 왔습니다. 1년을 주기로 시대를 예보하겠다는 당찬 포부에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 감사한 마음으로 마주했습니다. 북 콘서트에서 제일 소중한 시간은 강연 후 질의응답입니다. 책을 쓰기까지 뒷이야기들을 나눌 수도 있지만, 시대를 다루는 내용이다 보니 자연스레 청자들의 삶들이 질문에 담겨집니다. 그 중 유난히 반복되는 질문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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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 선택, 양육 고민 대개 비슷 효율화만 추구하면 자존감 잃어 새로운 시작 지금이 가장 빨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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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지윤


첫 번째 질문은 “어떻게 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나요”입니다. 책을 통해 각자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이해한 독자들의 자연스러운 질문입니다. 문제는 생업의 현장에서 유망하다 믿는 직업을 서로 권유하는 일이 너무 흔했 금대출 기에,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정하는 것에 막상 익숙지 않았습니다. 점심 메뉴라면 몰라도 많은 자원이 선투자되어야 하는 직업 선택에 대해서라면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한 재무 포트폴리오와 같이 보수적으로 접근했던 것입니다.
두 번째 질문은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주변의 이해가 부족한데 어떻게 하면 설득할 수 있을까요”입니다. 좋아하는 국민카드 할부이자 일을 찾은 듯한데 가족이나 지인들이 보기에 성공의 확률이 낮아 보이거나 예상되는 성과의 크기가 그리 커 보이지 않아 인정받지 못한다는 푸념입니다. 이 경우 주변의 식견이 사회 변화를 포괄할 만큼 현명한가 하는 것을 먼저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주변’이라는 단어가 의미상 단수형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각자 다른 관점을 가진 이들 시중은행대출 에게 모두 인정받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당연한 생각도 우리는 간과하기 일쑤입니다.
세 번째 질문은 “저는 이제 꽤 살았으니, 저보다 아이들의 교육과 미래는 어떻게 할까요”입니다. 학령기에 접어든 자녀를 둔 부모의 걱정에는, 너무나 빠른 사회 변화 속 자녀의 진로를 어떻게 만들어주어야 할지 고민하는 양육자의 혼란이 묻어있습니다. 20만 신혼부부 임대아파트 년간 이어온, 각자의 유전자를 남기고 싶어하는 생명체의 열망은, 이제 생존을 위한 자원을 넘겨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음 세대 삶의 격을 높여주기 위한 노력까지 아끼지 않습니다. 하지만 길어지는 수명으로 아이뿐 아니라 부모의 삶 또한 아직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았음을 먼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정리하면, ‘나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자 하는 각자는’, ‘모든 다른 이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하고’, ‘다음 세대의 준비를 돕고 싶어한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모두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듯하지만, 높은 고도에서 바라보면 누구나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의 세 가지보다 더 많이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제가 ○○살인데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요?”입니다.



10월 17일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다솜관 일대에서 열린 '2024 부산 50+ 일자리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질문을 위해 손을 든 한 분은 안정적인 공공기관에서 15년째 일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불안하다 토로합니다. 인공지능과 자동화로 세상이 빠르게 현명해진다는데 보수적인 조직문화덕에 혁신에 뒤처지는 듯 하답니다. 무엇보다 특별히 좋아하는 일도 아니기에 새로운 선택을 하고 싶지만, 40대는 이미 늦은 나이인 것 같아 무언가 다시 시작하는 것에 용기가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고민이 연령대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연이어 손을 든 50대와 30대도, 그리고 입사한 지 몇 년이 채 안 된 20대도 비슷한 고민을 강연장에서 토로했습니다. 그분들 역시 인생이 길어지고 조직의 수명은 짧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 속한 조직의 미래가 불투명해 보이거나 혹은 정년 이후의 삶에 대해 고민하며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압력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조바심의 원천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픈 각자의 염원이 아닐까 합니다.
선행 학습의 무한 반복과 경쟁으로 인해 최근에는 유치원에 의대 준비반이 열렸다는 소식까지 들리고, 우리는 올 것이 왔다며 쓴웃음을 짓습니다. 이러다 의대 준비 태교반이 열릴 듯하다는 말을 그저 농담이라 치부하기엔 서늘한 의심이 들 만큼 우리는 경쟁이 일상화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해 본다면, 안정을 도모한다 쳐도 당사자의 충족감은 고려치 않은 준비는 자칫 주체가 빠진 경쟁으로 우리를 내모는 것은 아닐지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에서 본인의 의지는 제거하고 세상의 효율화 법칙만을 따르면 금세 자존을 잃게 됩니다. 물고기가 산에 가면 몸이 마르듯, 새가 물속에선 숨을 쉬지 못하듯, 각자가 자신 삶의 무대를 스스로 선택해야 함은 당연합니다. 외부의 시선과 세상이 제안하는 모범을 추종하다 보면 어떤 선택을 하든 늘 뒤쫓기만 바빠집니다. 자신을 위한 선택이라면 60세, 80세, 100세도 지금이 제일 빠른 시점입니다.
송길영 Mind Mi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