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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백악관 현관에서 젤렌스키를 맞이한 뒤 40여분간 진행된 회담은 초반에는 트럼프가 지난 3년간 러시아와 전쟁에서 싸운 우크라이나군을 칭찬하는 등 순조롭게 시작됐다.
하지만 후반에 JD 밴스 부통령이 대화에 가세한 뒤 세 사람이 서로 말을 자르며 끼어들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설전으로 끝나버렸다.
회담이 파국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던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가 얼굴을 감싸안고 당혹스러워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로운
새마을금고 적금 이율 종식과 협상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대변하는 듯했다.
회담 후 예정되어 있던 공동 기자회견이나 우크라이나 광물협정 조인, 점심식사 등이 모두 취소되고 젤렌스키는 그야말로 쫓겨나듯 백악관에서 나왔다.
감정적인 요소를 빼면 이날 가장 큰 쟁점은 젤렌스키가 “전쟁을 끝내고 싶다. 하지만 안전보장을 받아야 한
법인기업대출 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트럼프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것이다.
밴스가 “평화와 번영은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고 하자 젤렌스키가 2014년 크름반도 점령, 이후 2019년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등이 함께 서명한 휴전협정이 깨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외교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젤렌스키의 언급에서는 빠졌지만 구소련 붕
직장인 괴 후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던 핵을 포기하면서 미국 러시아 영국이 안전을 보장하는 1994년 ‘부다페스트 각서’가 어떻게 휴지조각이 됐는지도 내밀고 싶었을 것이다.
젤렌스키의 질문에 밴스는 논점을 바꿔 “미국 언론 앞에서 다투려고 백악관 집무실에 왔다면 무례한 일이다”라고 하면서 대화보다는 감정 싸움으로 치닫고 말았다.
트
학자금바로대출 럼프는 특히 “당신은 나쁜 상황에 있다. 당신은 카드를 갖고 있지 않다. 우리와 함께라면 카드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젤렌스키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의 일부를 포기하면서도 러시아가 다시 침공하는 것을 막을 방패막이는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으나 “당신은 카드가 없다”고 한 것이다.
이는 기원전 400여년전 펠로폰네소스 전
KB금리조정형적격대출 쟁 당시 아테네와 작은 섬 멜로스와의 대화를 떠올리게 한다.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대변하는 ‘멜로스 대화’, 즉 “강자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약자는 해야 할 일을 한다”는 것이다.
스파르타 진영의 멜로스를 침공한 아테네 대표에게 멜로스 대표가 “우리는 중립을 지킬테니 용인해 달라”고 할 때 아테네 대표가 한 말이다.
이번에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아니라 지금까지 3년간 함께 싸워 온 미국의 대통령이 한 말이라는 것이 차이다.
아테네 대표의 말은 동시대를 살았던 군인이자 역사가였던 투기디데스가 ‘펠레폰네소스 전쟁사’에 남겨 소수만이 알았지만 트럼프의 발언은 전세계가 지켜봤다.
‘안정보장없이는 휴전협정 안된다’는 말은 이승만 대통령이 6·25 전쟁 정전협정에서 했던 핵심이었다.
판문점에서 유엔군과 공산측이 정전협정 협상을 진행하고 있을 때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조약’으로 안전을 보장받아내기 위한 혈투를 벌였다.
미국이 이승만을 하야시키는 ‘에버레디 계획’까지 세웠으나 협상 막바지 ‘공산포로 석방’ 강수까지 두며 결국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얻어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 협정 조인 후 8월 초 한미도 ‘동맹조약’에 가서명하고 그해 10월 정식 서명했다. 8월 가서명 후 이승만 대통령이 발표한 특별담화에서 “우리는 이 조약으로 인해 안보를 확보하고 번영을 누릴 것이다. 여려 세대에 걸쳐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고 한 말은 그 후의 역사가 증명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불법 침략한 공산군을 전쟁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리는 것에 그친 정전협정에 만족하지 못하고 북진통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남한은 정전 협정에 서명하지도 않는 기개를 남겼다.
한반도가 이제 막 달아오르기 시작한 미-소 냉전의 최전선에 위치한 지정학적 특성도 작용했지만 지금도 한국은 미국의 유일한 국가 대 국가 동맹조약 체결 국가다.
젤렌스키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모르지만 트럼프와 푸틴이 구상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협정은 영토 경계선을 불법 전쟁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도 아니고, 피침략국의 안전에 대한 제도적 보장도 없어 ‘한반도 정전협정 모델’과는 비교 안되게 우크라이나에게 불리하다.
밴스 부통령의 “감사 표시를 하라”는 윽박지름에 거듭 감사를 표시하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전보장없는 휴전’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호소 항변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에게해의 외딴 섬에 있었던 ‘멜로스 대화’는 누구도 듣는 사람이 없었고 멜로스는 아테네에 점령당해 참화를 겪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젤렌스키가 백악관을 나온 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고 한 것처럼 유럽 각 국 지도자들이 지지를 나타냈다.
라이엔의 말처럼 우크라이나의 운명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 나아가 전세계 자유 진영의 지지와 결속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다시 멜로스. 페르시아의 3차례에 걸친 침입을 힘을 합쳐 막아냈던 그리스 민족은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맹주로 하는 두 진영으로 나뉘어 30년간의 내전인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겪으며 국력이 기울었다.
그리스는 이 전쟁 약 50년 뒤 알렉산더의 마케도니아에 멸망한 뒤, 로마와 동로마, 오스만제국에 차례로 복속돼 이민족 지배를 받으며 2000년 이상이 지난 19세기 초에야 독립국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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