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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해고 위협에 맞서 오체투지 중인 용인대 청소 노동자들


ⓒ 조귀제




17일 오전 아스팔트 바닥도 얼어붙은 엄동설한에 용인대학교 청소 노동자가 파업 시작과 동시에 오체투지를 했다. 용인시청에서 용인대학교까지는 오르막길이다. 마지막 본부 건물 앞 계단을 오를 때 온몸이 구겨지며 잠시만요 일본어 접혔다 펴졌다.

이유는 이랬다. 용인대에서 2025년 '청소용역 과업지시서'를 공고하면서 청소노동자의 채용 연령을 70세에서 65세로 낮추었기 때문이다. 청소 노동자 18명 중 9명이 65세가 넘었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해고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들 대부분은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십 년 이상 용인대를 쓸고 닦아온 노 장부금액 동자였다. 12월 6일 온 나라가 윤석열의 비상계엄과 내란으로 공포와 혼란의 도가니일 때, 그 틈을 타 용인대는 간접고용 청소 노동자를 해고로 내몰았다.
용인대 청소 노동자들은 2017년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했다. 매일 같이 듣는 "야, 너, 아줌마!"하는 관리자의 고압적 태도와 막말에 최소한의 인권을 지키고 싶었다. 노조에 가입하면 매년 든든학자금 거치기간 연말 재계약 과정에서 함부로 잘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단결했다. 대한민국은 노조를 만들고 가입하고 단결할 권리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나라다. 노조는 매년이다시피 바뀌는 용역사와 매번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단체협약에 정년을 70세로 못 박았다. 주변 명지대학교를 비롯한 대부분 대학이 최소한 70세를 보장하고 있다. 도심이 아닌 외곽에 있는 대학들은 청소 주택마련 노동자를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
용인대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임금인상이나 정년, 용역사 문제를 놓고 원청과 교섭 혹은 면담을 요구했다. 총장은 단 한 번도 만나주지 않았다. 용역사가 교섭권을 가지고 있어 원청이 직접 나설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용역사와 노조가 맺은 단체협약에 만 70세로 되어 있는 정년을 보장하는 것이 순리다.
경남은행 용인대는 청소용역 과업지시서를 통해 만 65세 이하만 채용하겠다고 한다. 노조가 항의하자 처음에는 "정규직원 정년이 60세이니 정규직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라고 했다.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다. 정규직처럼 직접고용하고 월급도 올려주면 모를까 최저임금 하청노동자에게 할 말은 아니다. 한국은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어 사회적으로도 정년 연장이 논의되고 있다. 지자체 공무직을 중심으로 정년 연장 시범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 하나의 핑계로 용인대가 법인 이사의 횡령 사건으로 고발당해 어렵다는 것이다. 용인대의 사학 비리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파렴치하게도 비리의 책임을 제일 약한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에게 씌우고 있다.
원청과 하청의 권리와 책임이 따로 노는 현실을 바꿔보고자 그동안 노동계와 진보 진영은 부단히도 노력했다. 21대 국회에서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대표 발의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은 윤석열의 거부권에 막혀 주저앉았다. 대법원도 원청의 교섭 책임을 인정했지만, 법은 여전히 제자리다. 현실에서 원청의 횡포는 계속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존권을 쥐고 흔들며 해고 협박하는 용인대에 맞서 고령의 여성 노동자가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윤석열 이후 사회를 어떻게 만들고 담보할 것인가 하는 과제에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는 온몸으로 답하고 있다. 너무나 불평등한 현실을 바꾸어 내는 것,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체투지 하는 중간중간 조합원들의 절절한 목소리가 앰프를 통해 흘러나온다.
"다짜고짜 정년을 단축할 거니까 나가랍니다. 용인대학교 총장님, 청소 노동자들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단 말입니까? 총장님, 지금이라도 대화를 원합니다."
지금이라도 대화를 원한다고 외치는 상황이 너무 애달프다. 대화를 원한다는 노동자들이 본관에 도착했을 때 총장과 사무처장은 자리에 없었다. 청소 노동자들은 본관 밖에서 덜덜 떨며 자신들이 일하는 사업장 안에 들어가는 것조차 차단당한 채 용인대 총장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