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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웹툰 '가우스전자' '파견체' 곽백수 작가. 김민수 기자"웹툰의 위기가 아니라 콘텐츠의 위기라고 볼 수 있죠. '쇼츠 도파민' 중독 현상이 심화되면서 즉각적인 자극을 주는 콘텐츠가 아니면 외면을 받잖아요. 서사를 가진 스토리텔링 콘텐츠 산업 전반에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고 봐요."인기 만화 '트라우마' '가우스전자'의 곽백수 작가는 최근 웹툰 구독자 정체 흐름에 대해 미디어 시장의 숏폼 트렌드가 콘텐츠 소비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신문이나 책, 영화 등 긴 호흡으로 보고 이해하던 콘텐츠 소비 방식이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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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 뉴스조차 AI(인공지능)가 요약해주는 숏폼, 간편식을 선호하면서 웹툰도 지루해 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한다.곽 작가는 "웹툰도 호흡이 짧고 즉각적이어서 인기였는데, 그 재미를 찾으려는 자발성이나 능동성조차 떨어지고 있다. 좋은 작품이 외면받는 상황이다. 아름다운 것을 보려면 긴 호흡으로 콘텐츠 수용자가 집중해서 봐줘야 하는데, 그 기쁨을 얻으려는 시도썬가드틴팅
가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곽 작가는 1997년 소년만화잡지 영점프에 실린 '투맨코미디-외계인편'으로 데뷔했다. 어린 시절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만화를 따라 그리는 정도였지만 만화가를 꿈꾼 적은 없다고 한다. 군대에서 보초를 서다 문득 사회 나가면 뭐하며 먹고 살아야 할까 고민하다가 만화가를 해야겠다 생각하고는 제대 후 무작정 출판사 문을 두드렸코발트스크랩
다.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IMF 외환위기로 출판만화 시장은 바닥을 치고 있었고, 웹툰과 같은 전자만화 시장은 아직 형성되기 전이었다. 출판만화가 지고 2000년대 들어 양영순 작가의 '아색기가' 같은 스포츠 신문 연재 만화가 큰 인기를 끌었다.2003년 우연히 고정 작가의 휴재로 스포츠 신문에 대체 연재를 시작한 작품이 곽 작가의 대표 히트작 '트라우센트롤시스템
마'다. 오랜 기간 연재를 준비하며 100여 편을 그려 놓은 터라 새 작가를 찾던 편집자가 소문을 듣고 곽 작가를 급히 섭외한 것이다.'트라우마'는 생활형 개그 소재를 지루함 없는 에피소드로 녹여내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네이버웹툰과 노컷뉴스 무가지, 야후! 코리아, 일본 쇼가쿠칸(소학관) '빅점프스피릿' 등을 넘나들며 장기 연재를 이어간 곽 작가통신요금체납
는 작품에 등장하는 가우스 그룹을 소재로 한 차기작 '가우스전자'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8년 동안 인기를 끌며 대표 개그툰 작가로 명성을 쌓았다.



곽백수 작가의 오피스 개그툰 '트라우마'와 '가우스전자'. 곽백수 작가 갈무리 본격 오피스물인 '가우스전자'는 애독자들 사이에서 미래를 내다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가우스전자에서 외제차매립
나왔던 아이디어들이 실제 비슷한 제품으로 출시되거나 오피스 트렌드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가우스연구소가 개발한 고감도 마이크를 통해 외부에서 들려오는 미세한 소리를 증폭시켜 주는 기능의 헤드폰 '리얼싸330'이 대표적이다. 방 안에서 안전하게(?) 야한 동영상을 시청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개그를 엮은 에피소드로, 실제 한참 후에 등장한 애플 에어팟나이모닉
등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비슷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우리에게 일상화된 일화는, 해외 오피스 트렌드를 눈여겨본 곽 작가의 가우스전자에 등장한다. 기술과 트렌드에 밝았던 곽 작가는 실제 우산과 관련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2022년부터는 오피스 개그툰에서 벗어나 본격 SF 드라마 웹툰 '파견체'를 네이버웹툰에 선보였정신병원
다.곽 작가는 지난 2월 '파견체' 연재를 마치고 오는 7월 신작 '하남자'로 컴백한다. 작가의 말로는 "판타지 회귀물을 가장한 회개물"이라고 한다.우연히 동창과 바람을 핀 '찌질한' 주인공이 갑작스런 사고 탓에 과거로 회귀하게 되고 자신의 미래를 바꾸려는 시도를 한다. 하지만 결정마다 딜레마에 빠지고 그로 인해 계속해서 벌을 받고 회개를 반복하는 상황이 부동산실매물
롤러코스터처럼 펼쳐지는 판타지 웹툰이다. 흥미로운 연결 지점도 있다. 보통의 회귀물은 우연한 사고로 지나가 버리지만 곽 작가는 주인공이 회귀를 하는 데 전작 '파견체'의 전우주관리국이 깊이 관여돼 있다고 귀띰했다. 스토리의 완결성을 추구하는 곽 작가의 세계관이 가미된 셈이다."7월에 선보일 신작 '하남자'는 기존 판타지 회귀물의 클리셰를 깨는 스토리가 전개인천실매물
될 거에요. 찌질한 우리의 모습을 불러내 인간적인 고민, 고뇌를 풀어가려고 발버둥치는 리얼리티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합니다."곽 작가는 '파견체'가 본격 SF 장르로 불친절한 만화였다면, '하남자'는 보다 대중적이고 친절한 만화라고 강조한다. 상상의 세계를 담백하고 유쾌한 만화로 풀어내는 데 탁월한 곽백수 작가를 노컷뉴스 [만화iN]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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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백수 작가. 김민수 기자



네이버웹툰 갈무리 7월 컴백 웹툰 '하남자'…찌질한 주인공의 '판타지 회개물' ▶'트라우마' '가우스전자' 등 오피스 개그툰으로 큰 인기를 얻은 이후 본격 SF장르 웹툰 '파견체'를 선보였다. 올해 초 2년간의 연재를 마무리했는데 소감은?= '파견체'는 내 만화 인생의 변곡점이 된 작품이다.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본장안평실매물
격 하드 SF 장르이자 웹툰 포맷에 충실하려고 노력한 작품이다. 3D 모델링을 활용한 배경 작업 등 최신 디지털 터치 작업에도 욕심을 많이 부렸다. 네이버웹툰 순위로 본다면 높은 인기를 얻은 작품은 아니다. 국내 독자들은 SF 장르보다 판타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다른 학원물이나 판타지 작품들에 비해 주목을 덜 받은 것 같다. 기존에 해왔던 '트라우오피스텔실매물
마' '가우스전자'처럼 에피소드 구조의 재미 요소보다 SF적 이야기 구조 완성도에 중점을 둔 작품이다. 극화 초반 흥미를 끄는 자극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쇼츠(숏폼)에 익숙해진 독자들은 클리셰(정형화된 구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익숙함은 독자를 설득하기 편하다. '파견체'는 그런 클리셰가 없어 독자를 설득하기 어렵다. 결국 정형화 되지 않은 작품이라는 의미실매물닷컴
다. 내 만화 인생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가장 만족하는 작품이다.▶기존 히트 장르인 오피스 개그 만화에서 갑자기 SF 장르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누구나 인생에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지 않나. SF는 예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장르였다. SF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장르다. 아주 개인적으로는 글로벌 히트를 생각하고 만든, 욕심을 많이 낸 작품이실매물오토샵
다. 물론 국내 독자들의 웹툰 이용 성향을 고려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연재 초반 다양한 자극이나 장치를 써서 구독자를 모으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요즘처럼 수많은 웹툰 중에서 선택받기 힘들다. 독자들이 눈을 떼지 못하도록 롤러코스터를 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장르의 형식미를 어느 정도 따라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도 있다. 내용만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선호하고 받아들이는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파견체'는 3시간짜리 장편 영화를 2년 동안 주간 연재를 한 느낌이다. 독자 입장에서는 연재기간 끊어지는 회차로 온전하게 즐길 수 없었을 것 같다. 지금은 완결됐기 때문에 SF 장르 그대로의 재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아직 보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웹툰 '파견체'의 줄거리를 소개해 달라.= 우주의 안정을 관장하는 전우주관리국에서는 지구 생명체가 우주를 위협할 존재인지 확인하기 위해 수 백만 년 전부터 초능력을 가진 복제인간을 지구에 파견해왔다. 인류가 우주를 위협할 정도의 과학기술을 확보하는 경우 지구를 멸망시킬 계획이었다. 그렇게 파견체들은 다양한 형태의 소시민으로 분해 지구 문명 속에서 인간과 섞여 오랫동안 관찰 결과를 보고해왔다. 이 과정에서 우연한 사고로 지구가 멸망할 위기에 처하면서 휘말리는 파견체들과 지구인들의 농밀한 SF 감성을 담은 이야기다. 회를 거듭할수록 긴박하게 전개되는 이 작품을 꼭 한 번 보시길 바란다.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도록 네이버웹툰에 유료 전환을 잠시 미뤄 놨다.



곽백수 작가. 김민수 기자▶1997년 데뷔하고 2003년 '트라우마'로 유명세를 탔다. 공백이 길었는데?= 군 복무시절 보초를 서다가 막연히 '제대하면 뭘 하고 먹고 살지?'라는 생각에 만화가를 하면 돈을 잘 벌겠다 싶어 무작정 만화가가 되기로 했다. 그림을 특별히 배운 적은 없지만 만화 따라 그리는 걸 좋아했다. 여기저기 출판사에 투고를 했다가 1997년 영점프에 단편 '투맨코미디-외계인편'으로 데뷔했지만, 이후 한동안 연재를 하지 못했다. 당시 IMF 외환위기로 출판만화 시장이 어려웠던 시절이었고, 지금처럼 온라인에 연재를 하는 환경도 아니었다. 스포츠 신문에 연재하던 양영순 작가의 '아색기가'나 박광수 작가의 '광수생각' 등 인기가 높아지면서 스포츠 신문들이 섹시, 개그 소재의 만화를 경쟁적으로 연재하기 시작했다. 한 스포츠 신문에 연재하던 작가가 갑자기 휴재를 하게 돼서 급히 작가를 구했는데, 편집자가 수소문을 해서 직접 연락이 왔다. 당시 작가들 사이에서 100편 정도 그려 놨던 '트라우마'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락해온 거였다. 우연한 계기로 2003년부터 신문 연재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사실상 중고신인이었던 내게 전환점을 준 작품이 '트라우마'였다.      ▶만화가가 되겠다는 말에 부모님은 흔쾌히 허락하셨나?= 작은 공장을 운영하셨던 아버지께서 '사람이 기술 하나는 있어야지' 하시면서 만화를 그리는 것도 기술, 재능이라며 그 길을 인정해주셨다. 자유로운 집안 분위기 때문에 늦깎이에 '트라우마' 신문 연재를 할 때까지 부담이 덜했던 것 같다.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창작자 입장에서는 인정해주고 기다려주는 환경이 중요한 것 같다. 돌아보니 아버지가 강하신 분이었다. 자식에 대한 걱정이나 삶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으셨다. 그렇다 보니 자식도 알아서 잘 살겠거니 하셨던 것 같다.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그런 자신감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한다. "네가 아무것도 없고 능력도 없는 무능력자라고 해도 쉽게 죽을 것 같으냐, 누군가는 널 주섬주섬 챙겨서 옷도 입혀주고 먹여도 주고 기술도 가르쳐주고 원하는 만큼 성장시켜줄 수 있는 바닥이 있고, 받쳐줄 수 있는 사회가 대한민국이다. 하나부터 다 시작할 수 있다"고. 연재를 못해도 꾸준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고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살았다. 우리 젊은 세대에게는 과장된 공포가 있는 것 같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걱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있는 그대로 자기 객관화를 하고 사소한 일에는 신경을 끄자. 내가 하고자 하는 본질에 집중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웹툰 시장이 성장하면서 젊은 작가들이 크게 늘어났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네이버·카카오 등 메이저 플랫폼 완결 후 연재 계약을 이어가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요즘 젊은 웹툰 작가들이 네이버·카카오나 어디 유명 제작 스튜디오 등에 취직한다고 말하거나 특정 플랫폼에 연재를 하며 소속감을 느낀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작가들이 시장과 산업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는 과정이 분명히 있지만, 작가 활동을 마치 직장 취업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네이버웹툰 연재 작가'가 무슨 벼슬쯤 되나. 만화는 예나 지금이나 경력이나 나이와 상관 없이 철저하게 실력으로 평가 받는 직업이다. 경력이나 신인이나 원고료는 별 차이가 없다. 물론 실력이 좋다고 작품 인기까지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타이틀에 집착하다 보면 작품 활동의 본질에서 멀어진다.창작과 같은 자발적 스트레스는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메이저 플랫폼 작가 타이틀이나 돈 많이 벌어 편안한 생활을 하고 싶다는 부수적인 문제들로 전전긍긍하게 만드는 타발적 스트레스는 건강을 헤치고 작가로서의 성장에도 방해가 된다. 만화가로서 작품에 대한 의욕이 있다면 창작처럼 재미있는 일도 없다. 쥐어짜는 고통이 있지만 창작자의 덕목 아닌가. 만화를 그리는 일 자체가 대단히 힘든 노동이다. 스트레스로 의욕을 상실해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다. 마인드셋이 필요한 일이다. 



곽백수 작가. 김민수 기자 ▶곽 작가에게도 작가로서 위기의 순간은 있지 않았나?= 워낙 의지도 강하고 별로 걱정도 하지 않는 편이라 20여년 넘게 만화가로 지내오면서 크게 위기라고 느껴본 적은 없다. 굳이 꼽자면 신문·출판 만화에서 본격 웹툰으로 의욕으로 갖고 시작한 '파견체' 연재를 시작했을 때였다. 정말 많은 준비와 고민을 안고 시작한 작품이었는데 순위가 중하위권에서 올라가지 않아 당황했던 적이 있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일주일 정도 지나고는 다시 괜찮아졌다. 어설프게 독자가 뭘 좋아하나 기웃거리지 말고 내가 가장 잘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해보자고 했다. 첫 극화에 도전하는 작품이어서 분명 부족한 부분이 있다. 주변에서 작품을 두고 이것도 신경 쓰고 저것도 신경 써보라고 하지만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2년간 '파견체'를 연재하면서 작화, 연출, 묘사력, 캐릭터 구성력 등이 엄청나게 늘었다. 중견 작가지만 여전히 배우고 깨닫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 '파견체'를 완결할 즈음에는 지금 시대에 아직 만화가로 10년 동안은 먹고 사는 데 문제 없겠구나 생각했다. 젊은 신진 작가들과 같은 호흡으로 작품을 할 수도 없으니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그 시기를 계속 늘려나가자고 마음 먹는다. 다시 배우는 입장에서 트렌드도 중요하지만 작품 색깔이 최우선이다.▶AI가 대중화 되면 자기 색깔, 자기 정체성이라는 변별력이 의미가 있을까?= 나도 생성형 AI를 이용해 배경 작업을 한다. SF 장르를 하면서 상상력을 요구하는 3D 그래픽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점도 있지만, 이 AI 도구가 내 작가주의 성향을 강화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고 완성도 높은 작화를 하기 위해 채색, 배경, 3D 등 서브 작가와 일해야 한다. AI 도구는 그 투입만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림 작가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할 수 있다. 과거 잉크로 종이에 만화를 그리던 시절에도 웹툰이나 테블릿으로 그린 그림은 만화로 인정하지 않을 때가 있었다. 지금 컴퓨터로 그린 그림을 만화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있나?  ▶창작계에서 AI에 대한 거부감, 두려움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사실 아닌가?= AI는 여전히 계산기(컴퓨터)에 불과하다. 항상 중간(평균) 값을 도출한다. 이런 패턴화라는 것은 계산기라는 뜻이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그림이 인간처럼 또는 그 이상으로 잘 그린다는 것 외에 상상하지 못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가? 그런 비슷한 패턴 속에서 인간의 엉뚱한 연출이 빛을 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게 차이다. 나는 기술을 수용한다는 쪽에 가깝다. AI가 아무리 발달하고 똑똑해진다고 해서 자기 명의의 통장을 가질 수 있나? 통장은 인간이 가지고 있다. 그것이 인간이 AI를 통제한다는 의미다.최근 감정까지 표현해서 논란이 된 언어모델 AI도 계산기와 다르지 않다. 인간처럼 독립적인 생물학적 실체가 없는데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자아'가 없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인간의 행동이나 언어를 모방하는 것에 불과하다. 인간의 지식과 언어를 습득하고 모방하면서 '인간처럼' 패턴화된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웹툰 '파견체'를 통해서 저만의 가설을 세워봤는데, 지구에 파견하는 복제인간이 나온다. 생명체의 생존 본능을 알고리즘으로 만들어 생성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인데, 독자분들께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곽백수 작가. 김민수 기자 ▶웹툰 구독자수가 정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과밀된 웹툰 시장에 위기라는 지적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웹툰의 위기가 아니라 콘텐츠의 위기라고 볼 수 있다. '쇼츠 도파민' 중독 현상이 심화되면서 즉각적인 자극을 주는 콘텐츠가 아니면 외면을 받고 있지 않나. 이 현상이 서사를 가진 스토리텔링 콘텐츠 산업 전반에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고 본다. 웹툰은 자발적 소비에 속하는 데 반해 숏츠와 같은 영상은 능동성이 떨어지고 대체로 비자발적이다. 잠깐만 봐도 15초, 20초짜리 콘텐츠 10개가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 비자발적 소비로 인해 그만큼 공을 들인 좋은 작품들이 외면받는다. 웹툰의 소비가 주춤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우리 만화·웹툰이 지속해서 사랑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플랫폼의 인기 작품들을 보면 뭔가 다 비슷비슷하지 않나. 제목은 기억하지만 누구의 작품인지 구분이 안 된다. 자기만의 작화 색깔을 가지고 스토리와 연출의 힘으로 독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편중 장르나 특정 스토리들이 잘 되니 나도 그 인기에 편승해보자고 뛰어드는 경우도 있는데, 이미 레드오션이다. 트렌드를 쫓아만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색깔을 입히는 것이 본질이다. 그게 문화산업이 성장하는 힘 아닌가. 일례로 조석 작가의 만화와 캐릭터는 색깔이 분명하다. 무엇을 그려도 조석 작가의 그림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희소성, 대중성, 작품성이 높다 보니 산업적 부가가치도 높다. 정말 '대박 인기 작가'가 되고 싶다면 인기 장르에 편승하기 보다 독특하고 새로운, 자기만의 색채를 가진 개성을 드러냈으면 한다. 다소 부족하거나 세련되지 못한 부분은 디자인이나 기술적인 부분으로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다. 트렌드를 쫓아가는 산업적 흐름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다양성을 가진 작품들이 늘어날 때 그 시장이 건강하고 오래 간다는 점은 우리가 체험적으로 익히 알고 있지 않나. 나도 작품을 통해 노력하고자 한다.▶판타지 회귀물 신작 '하남자'로 오는 7월 컴백한다. = '하남자' 장르를 정의하자면 '판타지 회귀물을 가장한 회개물'이다. 가장 대중적인 장르지만 기존의 클리셰를 깨는 작품이다. 우연히 동창과 바람을 핀 '찌질한' 주인공이 갑작스런 사고로 10년 전 과거로 회귀하게 되고, 자신의 미래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지만 결정마다 딜레마에 빠지고 그로 인해 계속해서 벌을 받는다. 그렇게 회개를 반복하는 상황이 롤러코스터처럼 펼쳐지는 판타지 웹툰이다. 찌질한 모습이 반복되지만 확실한 매력을 드러내며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주인공을 만날 수 있다. '파견체'가 독자에게 자소 불친절한 작품이었다면 '하남자'는 친절한 작품이라고 할까. 기존에 하지 않았던 도전도 이 작품에 담겨 있다. 트렌디한 재미와 클리셰를 깨는 스토리 새로운 전개를 기대해달라.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이메일 : jebo@cbs.co.kr카카오톡 : @노컷뉴스사이트 : https://url.kr/b71af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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